대법관 재제청 논란, 헌재 권한쟁의로

손봉기 후보 임명동의안 제출 논란

대통령·국회 권한 범위가 핵심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둘러싸고 대통령과 국회 사이의 헌법상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으로 넘겨졌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한 것은 국회의 임명동의권과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계기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각각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한 데서 비롯됐다. 대법원은 당시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라 두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법원은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국민 천거와 의견 수렴, 후보자 검증 및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쳤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두 후보자를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통령실은 8월 28일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대법원장에게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서로 다른 헌법기관에 배분돼 있으며, 대통령의 임명권을 고려할 때 재제청 요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반면 국민의힘 측은 대통령의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 가운데 특정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후보자를 사실상 배제할 경우 국회가 헌법상 부여받은 동의권을 행사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권한쟁의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도 이 지점에 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대법관 임명에는 대법원장의 제청,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이라는 헌법상 절차가 연결돼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가 판단해야 할 핵심 문제는 대통령이 제청받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에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지, 이러한 조치가 대통령의 헌법상 임명권 행사 범위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회의 임명동의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권한쟁의심판의 목적은 각 헌법기관의 권한을 보호하고 국가기관 사이의 권한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다. 헌법재판소가 청구인의 권한 침해를 인정할 경우에는 그 원인이 된 처분의 취소 또는 무효 확인을 할 수 있으며, 부작위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는 경우에는 결정 취지에 따른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국회 내부의 의사절차가 아니라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대법원장이 관여하는 대법관 임명 구조에서 각 헌법기관의 권한 범위를 다투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별도의 헌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결국 헌재의 판단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가 헌법상 임명권의 행사 범위에 포함되는지와 국회의 임명동의권이 실제로 침해됐는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대법관 한 명의 임명 절차를 둘러싼 정치적 충돌을 넘어 대법원장의 제청권, 대통령의 임명권, 국회의 동의권이 헌법상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헌법이 하나의 인사 절차에 여러 국가기관의 권한을 배분하고 있는 만큼, 헌재가 제시할 판단은 향후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각 기관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작성 2026.10.10 07:28 수정 2026.10.1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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