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머릿속은 질문으로 가득하다. 어떤 곳을 골라야 할지, 무엇을 챙겨야 할지, 우는 아이를 두고 어떻게 돌아서야 할지. 9년 차 현직 유아교육기관 교사 조나희의 『어린이집 적응 100문 100답』이 10일 작가의집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부모들이 가장 많이 던지는 질문 100개를 추려 현장에서 매일 아이들을 만나온 교사가 하나씩 답한 232쪽 분량의 실전 가이드다.
책의 첫 문장은 정보가 아니라 위로다. "처음에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성인에게도 새로운 환경에는 적응기가 필요한데, 하물며 아이에게는 더 그렇겠지요." 이어지는 당부는 단호하다. "절대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이를 기관에 보내는 일이 미안하거나 죄책감이 드신다면, 차라리 보내는 것을 미루고 가정에서 아이를 더 돌봐주세요." 그 이유도 명확하다. "부모가 기관을 신뢰하면 아이도 기관을 신뢰하고, 부모가 긍정의 마음을 가지면 아이도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이 한 문장이 100개 답변 전체를 떠받치는 원칙이다.
가장 자주 인용될 대목은 등원 첫날 아이와 헤어지는 방법에 관한 질문이다. "절대 몰래 나가지 마세요. 반드시 인사하고 헤어져야 합니다. '엄마가 이따 올게. 오늘은 점심 먹고 엄마가 올게'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이유는 아이의 불안 구조에 있다. "몰래 사라지면 아이는 '엄마가 언제 또 말없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돼요." 적응 절차도 시간 단위로 구체적이다. 첫날은 1시간 정도로 짧게 시작하고, 아이가 잘 놀 때 30분쯤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 "엄마는 언제든 올게"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다. 적응 기간에 대해서도 "흔히 일주일에서 2주일을 잡지만, 저는 한 달 이상도 염두에 두시라고 말씀드립니다"라고 통념을 바로잡는다.
책은 부모가 겪는 시간 순서를 그대로 따라간다. 선택과 입소(1부), 준비물과 환경(2부), 적응 기간(3부), 생활과 발달(4부), 건강과 소통(5부)이다. 특히 4부는 0세 영아편과 1~3세 유아편으로 나눠 구성했다. 같은 '밥 안 먹는 문제'라도 개월 수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 법정 정원을 0세반 3명, 1세반 5명, 2세반 7명, 3세반 15명, 4세반 이상 20명으로 짚어주는 등 기관 선택의 판단 근거도 숫자로 제시한다.
이 책이 여느 육아 실용서와 구별되는 지점은 교사의 육성이 그대로 담겼다는 데 있다.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해 저자는 "부모님의 카드나 편지가 가장 감동이 되었다"며 "그 카드를 교사 자리에 늘 붙여 놓고 볼 때마다 다시 힘을 얻는다"고 적는다. 학대 뉴스로 불안할 때를 다룬 대목의 제안은 더 인상적이다. "'선생님, 우리 아이 열 체크 부탁드려요. 그런데 선생님은 괜찮으세요?' 이런 안부 한마디가 선생님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100개의 답을 마친 뒤 저자가 남긴 결론은 한 문장이다. "아이는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첫 사회생활은, 부모의 응원 위에서 자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