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정책과 맞물리면서 매도 유인을 높이려는 취지지만, 실거주 의무와 임대차 계약 간 충돌로 인해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향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는 주택 매수자가 허가를 받고 일정 기간 내에 입주해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둔다. 그러나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는 주택의 경우 매입자가 즉시 입주할 수 없어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세입자가 있는 주택 전체로 확대했다. 다만 이 조치는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주택에만 적용되는 한시적 특례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맞춰 시장에 매물을 공급하도록 유도했으나, 토허구역 지정과 실거주 의무 규제로 인해 실질적 거래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6월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5월에 비해 10.9% 감소한 5382건에 그쳤다.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은 279건으로 전체의 5.2%에 불과해, 3~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당시 21.7%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이 같은 제도 간 불일치는 매매 시장을 넘어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주인은 신규 임대차 계약이나 계약 갱신 시 실거주 의무가 다시 적용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세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집주인이 임대차 계약을 장기간 유지하기보다는 계약 만료 후 집을 비우거나 직접 입주한 뒤 매도하는 방식을 선택할 위험도 있다. 이로 인해 전월세 매물 공급이 줄어들고 임대주택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를 단순히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남영우 나사렛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유예 조치는 임대인, 임차인, 매수자 간 이해관계가 상이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임차인이 계약 갱신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한시적 특례를 반복 적용하는 대신 세제, 토허제, 임대차 제도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며 “집주인과 세입자, 매수자가 명확한 기준과 단계별 계획을 바탕으로 미리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의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 연장 검토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관련 제도 간 충돌로 인해 전월세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다 종합적이고 일관된 정책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이달 중 발표될 유예 확대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