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보령시 남포면의 한적한 농촌에서 한 사람의 특별한 인생 2막이 조용히 펼쳐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국민의 안전을 위해 현장을 누볐던 전직 경찰관이 이제는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정원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구름에 달 가듯이' 농장을 운영하는 강양수 대표의 이야기다.
제복을 벗고 선택한 두 번째 사명
2024년 4월 30일, 강양수 대표는 오랜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오랜 세월 범죄 예방과 치안 유지에 헌신했던 그는 은퇴 후 도시가 아닌 충남 보령시 남포면 읍내리의 한 농지를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다. 그에게 농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자연의 질서를 배우고 사람들에게 쉼을 전하는 새로운 사회적 역할이다.
강 대표는 "공직에서 법과 원칙을 지키며 살아왔다면 이제는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며 살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빠른 속도와 경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라도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전설이 깃든 땅에서 시작한 새로운 도전
강 대표가 터를 잡은 지역은 오랫동안 다양한 지역 설화와 역사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성주산과 옥마산 인근이다. 이 일대는 예로부터 풍수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전승되어 왔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미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그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농장을 조성하기 위해 하나씩 기반을 마련해 나가기 시작했다. 빠른 개발보다 자연의 흐름을 존중하는 방식이 그의 농장 운영 철학이 됐다.
버려진 땅에서 가능성을 찾다
처음 농장을 조성할 당시 이곳은 차량 진입이 쉽지 않은 토지였다. 강 대표는 주변 토지를 추가 확보하며 진입로를 만들고 농장 기반을 다졌다. 이후 보령과 대전을 연결하는 성주우회도로 공사가 진행되면서 일부 토지가 도로 부지에 편입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공사 이후 남은 부지는 새 도로와 인접한 접근성을 확보했고, 주변 환경 역시 크게 개선됐다. 또한 인근 옥동터널 공사 이후 계곡으로 깨끗한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농업용수 확보에도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됐다. 강 대표는 이러한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전하며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무농약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
강양수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친환경 재배다. 그는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아로니아와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다. 올해 농장에는 아로니아 50주와 무화과 30주가 새롭게 식재됐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만큼 잡초 관리와 병해충 대응은 훨씬 많은 시간과 노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자연의 순환을 존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강 대표는 "조금 느리더라도 건강한 토양에서 자란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자연과 사람이 함께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계절 꽃이 피는 치유 공간을 향하여
'구름에 달 가듯이' 농장의 미래는 농산물 생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강 대표는 현재 농장 주변에 무궁화 100여 그루를 심었으며 벚나무와 수국을 추가로 식재해 계절마다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앞으로는 도로변 일대에 금계국을 확대 식재해 지역의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노란 금계국이 만개하는 계절에는 도로를 지나는 방문객들이 자연 속에서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목표다.
농장 중심에는 누구나 편히 머물 수 있는 치유형 카페도 구상하고 있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시고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해 지역 주민과 여행객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마지막 꿈

강양수 대표는 "공직에서도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자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전하는 정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농장을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머무르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빠른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사명이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듯 자연의 시간을 존중하는 삶. 강양수 대표가 만들어 가는 '구름에 달 가듯이' 농장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또 하나의 쉼터로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강양수 대표는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오랜 공직 생활을 마친 뒤 친환경 농업과 정원 조성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무농약 재배와 사계절 꽃동산, 치유형 카페를 연계한 농장은 지역 관광자원은 물론 자연 친화적 휴식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속도와 경쟁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자연이 주는 여유와 쉼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강양수 대표의 새로운 도전은 은퇴 이후의 삶이 또 다른 사회적 가치와 지역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