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주택시장 상승세가 아파트를 넘어 연립·다세대주택(일명 빌라)까지 확산되고 있다. 7월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9%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과 전세난 지속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빌라 매입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격은 1.27% 상승해 상승폭이 더욱 커졌고, 연립주택 가격도 0.96%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 가격 부담이 커지고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축 빌라가 실거주용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금액은 4조93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보다 12.1%, 전년 동기 대비 31.1% 증가한 수치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거래 건수도 1만1536건으로 전 분기 대비 11.7%, 전년 동기 대비 24.4% 늘어나며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노원구, 강북구, 도봉구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거래량과 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노원구는 전 분기 대비 거래량이 43.9%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42.5%, 38.4% 거래량이 늘었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4월 이후 월별 거래 규모는 다소 줄어들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도 관찰된다.
전세시장 역시 매수세 확대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7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1.03% 상승해 전달보다 상승폭은 소폭 둔화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노원구, 강동구, 성북구 등에서는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계속 올랐다.
빌라 임대차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었지만 전세 보증금 부담은 커졌다. 2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전 분기 대비 13.7% 감소했으나 전용면적 3.3㎡당 평균 전세보증금은 2150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4% 올랐다. 평균 전세가율도 60.8%에 달했으며 일부 지역은 70%를 넘겼다. 전세사기 우려와 보증보험 기준 강화로 월세 비중은 61.4%까지 확대됐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시장으로 수요를 이동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빌라 시장 회복이 투자 목적보다는 실거주 수요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연립·다세대주택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재개발 기대감이 있거나 교통 여건이 좋은 구축 빌라에 실거주와 미래 가치를 함께 고려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거래 증가에도 시장 전체가 과열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전문가들은 “월별 거래량 둔화가 나타나는 만큼 금리, 공급 여건, 대출 정책 변화가 앞으로 시장 흐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과 전세난이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으로 수요를 확대시키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실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북권 빌라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해당 지역 주택시장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