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경제 【광복절 특별기획 3부】 광복 81년, 다시 시작되는 친일재산 환수…12월 국가 조사체계 재가동
2026년 6월 새 특별법 제정…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다시 구성
친일재산 넘어 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재산 은닉 차단 장치 강화
신고 포상금 제도도 도입…12월 3일 시행 앞두고 법무부에 설립준비단 가동
리더경제 김지연 기자
광복 81주년을 맞은 2026년, 대한민국의 친일재산 환수 정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활동을 종료했던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친일재산뿐 아니라 그 처분 대가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법률이 올해 제정됐기 때문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은 2026년 6월 2일 법률 제21727호로 제정됐으며 오는 12월 3일 시행된다.
정부가 광복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 다시 친일재산 조사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이번 제도 변화는 단순한 과거사 문제를 넘어 재산권과 국가귀속, 거래 안전, 사회정의가 교차하는 정책 사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0년 끝난 조사위원회…다시 구성한다
이번 법 제정의 배경에는 친일재산 조사 기능의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
법제처가 밝힌 제정 이유에 따르면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2006년 7월 13일 설치돼 친일재산의 국가귀속 업무를 담당했지만 2010년 활동을 종료했다.
이후 친일재산 조사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부재했고 위원회 활동 종료 이후 친일재산의 국가귀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새 법률을 제정한 배경이다.
이에 따라 새 특별법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친일재산의 조사와 국가귀속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재정비했다.
이는 과거 종료됐던 제도를 단순히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수 범위와 조사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엇이 ‘친일재산’인가
새 특별법은 국가귀속 대상이 되는 친일재산의 범위를 법률로 규정한다.
법에 따르면 친일재산은 친일반민족행위자가 국권침탈이 시작된 러일전쟁 개전 시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한 대가로 취득하거나 이를 상속받은 재산, 또는 친일재산임을 알면서 유증·증여받은 재산을 의미한다.
해당 기간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취득한 재산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취득한 재산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법은 제3자가 선의로 취득하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고 취득한 권리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해 거래 안전을 보호하는 장치도 두고 있다.
결국 제도의 핵심은 역사적 책임에 따른 재산 환수와 현재의 정당한 재산권 보호 사이에서 법률적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다.
재산 팔아 현금화해도 조사…‘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
새 특별법에서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환수 범위다.
법제처는 제정 이유에서 친일재산뿐만 아니라 그 처분 대가까지 환수 대상으로 명시해 재산 은닉 시도를 차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국가귀속 대상인 재산 자체가 그대로 남아 있지 않더라도 그 재산을 처분한 대가에 대해 법률이 정한 범위에서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한 것이다.
친일재산 문제가 부동산 등 특정 자산의 소유권만을 확인하는 단계에서 그 재산이 어떻게 처분되고 경제적 가치가 어떻게 이전됐는지를 추적하는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대목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산의 소유형태와 가치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친일재산의 실질적 귀속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재산의 현재 형태뿐 아니라 처분과 이전 과정까지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해진다.
조사위원회 9명 구성…최대 5년 활동 가능
새롭게 구성되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해 총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의 기본 활동기간은 구성을 마친 날부터 3년 이내다.
다만 필요한 경우 한 차례에 한해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최대 5년까지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위원회의 결정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척·기피·회피 규정도 새롭게 마련됐다.
친일재산 환수라는 사안이 개인의 재산권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역사적 판단뿐 아니라 조사와 의사결정 과정의 객관성·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장치로 볼 수 있다.
국민이 친일재산 신고하면 포상금…새로운 참여 방식
이번 특별법에서는 친일재산을 적발해 신고한 사람 등에 대한 포상금 제도도 신설됐다.
이는 국가기관의 자체 조사만으로 재산을 추적하는 방식에서 국민의 신고를 통해 친일재산 발굴의 범위를 넓히려는 제도적 변화다.
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포상금을 지급받은 경우 이를 환수하도록 해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향후 실제 위원회가 출범하면 어떤 신고가 조사대상이 되는지, 포상금 지급 기준과 절차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국민적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정부…법무부에 설립준비단 설치
법 시행은 오는 12월이지만 정부의 준비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 규정」은 2026년 6월 22일 국무총리훈령 제941호로 제정·시행됐다.
규정에 따라 법무부에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이 설치됐다.
준비단은 특별법 시행령과 위원회 규정 제정에 필요한 자료 수집 및 시안 마련 등을 담당한다.
따라서 2026년 8월 현재 친일재산 환수 제도는 단순한 법률 제정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12월 제도 시행을 위한 행정적 준비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광복 81년에도 남은 과제…역사에서 ‘재산 정의’로
친일재산 환수 문제는 역사적 평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국가가 어떤 재산을 친일재산으로 판단할 것인지, 해당 재산의 취득 과정과 상속·증여·처분 관계를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 현재의 재산권과 선의의 제3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동시에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새 특별법 역시 친일반민족행위로 축재한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동시에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해 거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을 법의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핵심은 법률 제정 그 자체보다 실제 조사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제도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는지에 달려 있다.
친일재산의 발굴과 조사, 국가귀속 결정 과정에서는 무엇보다 공적 기록과 객관적인 자료, 법률에 따른 엄격한 절차가 요구된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에서 친일 청산의 문제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2006년 시작됐다 2010년 활동을 마쳤던 국가 차원의 친일재산 조사체계가 2026년 다시 가동을 준비하면서 역사적 책임을 재산의 문제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우리 사회 앞에 놓였다.
오는 12월 3일 시행되는 새로운 특별법과 다시 구성될 조사위원회의 활동이 주목되는 이유다.
리더경제 김지연 기자
자료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법제처·법무부
자료기준 : 2026년 6월 2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 및 2026년 6월 22일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 규정」 시행 기준
※ 본 기사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법률·행정규칙 및 법제처의 제정 이유 등 정부 공식자료를 토대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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