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막강해진 경찰 수사권, 누가 통제할 것인가

▲박동명/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편집자 주)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의 대전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 권한 축소와 함께 확대되는 경찰 수사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칼럼은 박동명 법학박사가 권력분립과 견제·균형의 원칙에 비추어 경찰 수사권 비대화의 쟁점과 제도적 보완 방향을 제시한 글이다. 박 박사는 국민대학교 외래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는 10월 2일부터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다. 검찰의 직접수사는 폐지되고 대부분의 일반 형사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이는 72년 만의 형사사법체계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개혁의 성공 여부는 검찰의 권한을 줄였느냐가 아니라, 새롭게 커진 경찰 수사권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권력의 집중이다. 검찰의 권한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권을 경찰로 넘겼다면, 이제는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견제 없는 권력은 어느 기관이든 남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정 형사소송법은 공소청 검사에게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대부분 '요구'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경찰이 이를 형식적으로 이행하거나 부실하게 처리했을 경우 이를 실질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수단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러 사건에서 나타난 부실수사와 증거 관리 논란은 특정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통제장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어느 기관이든 외부의 견제와 감시가 약해지면 오판과 부실수사, 권한 남용의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경찰 고위 간부에게도 사법경찰관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수사권한이 확대된 만큼, 사건 배당이나 수사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조직 내부의 부당한 개입을 차단할 장치도 더욱 중요해졌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찰을 불신하는 것이 아니다.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갖추는 일이다.


우선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공소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그 이행 여부와 결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단순한 기록 관리가 아니라 미이행이나 부실이행에 대한 명확한 책임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사건이나 사회적 관심 사건은 수사 과정과 지휘 기록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독립적인 감찰과 사후 평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권한이 커질수록 책임도 커져야 한다.


셋째, 법원의 사법적 통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영장 심사뿐 아니라 위법수사나 중대한 절차 위반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서는 법원이 신속하게 적법성을 심사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 이는 피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공판 과정의 혼란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넷째, 피해자와 국민의 감시권을 강화해야 한다. 피해자가 수사 진행 상황을 쉽게 확인하고, 부실수사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실질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는 투명한 절차에서 비롯된다.


수사·기소 분리는 특정 기관의 승패를 가르는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혁이어야 한다. 검찰 권한을 분산시켰다면 이제는 경찰 권력도 민주적 통제 아래 두어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의 이동이 아니라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다.


정부와 국회는 법 시행을 앞둔 지금이라도 경찰 수사권에 대한 실효성 있는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수사·기소 분리가 성공한 개혁으로 평가받는 길이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형사사법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동명

▷법학박사

▷서울특별시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
▷(법인)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저서> 「지방의회 운영실무」 (2026,공저) 등 다수






작성 2026.08.06 16:40 수정 2026.08.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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