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방향은 실거주자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 대출 제한, 세제 혜택, 각종 지원책은 대부분 1주택 실거주자를 대상으로 한다.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주택시장 수요를 실거주 매매에만 집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시장은 다양한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전·월세 수요와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수요, 그리고 일정한 투자 수요가 함께 시장 거래를 유지한다. 이러한 수요들이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거래 활성화가 다시 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하지만 최근 시장은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에 수요가 집중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지방과 수도권 외곽 지역은 여전히 분양 시장이 활력을 잃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 서울 서초구 ‘아크로 드 서초’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이 1099.1대 1에 달했으나, 지방과 외곽에서는 청약자가 아예 없는 단지도 많았다.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거래가 크게 줄어들었다. 빌라와 오피스텔 거래가 위축된 데다 전세사기 사건까지 겹쳐 임대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감소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빌라 전세가격은 6월에 0.51% 상승해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민간 임대 공급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신축 매입임대 사업에 필요한 토지 확보 지원을 최대 80%까지 확대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도 강화하는 등 공급 확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공급을 받아줄 수요 활성화 없이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이 서울 핵심 아파트에만 쏠리고, 그 외 지역과 비아파트 시장은 침체되는 현상은 지방과 수도권 외곽의 분양 시장을 약화시키며 전반적인 시장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전·월세와 임대 시장의 안정성 확보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진하려면 단순히 공급 물량 확대에 그치지 말고, 시장 내 다양한 수요층의 활성화 방안과 거래 구조 개선에 대한 고민도 병행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와 공급이 맞물려야 시장이 원활히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 전환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시장의 불균형 문제를 완화하고, 지역 간 주택 시장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