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

트럼프 관세로 각국 통사정 행렬

이익 최대화 전략으로 국격 지켜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관세를 예고하자 세계 각국의 고위층들이 협상을 위해 앞다투어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각국의 고위층들이 왜 미국으로 몰려갈까? 이유는 딱 하나다.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서이다. 즉, 이익 보는 길은 최대화하고, 손해 보는 길은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이 세상에 손해보고 싶어할 자가 있을까?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서로가 이익 보려 하지 손해 보지 않으려 하면 결국 어떻게 될까? 손익이 평균점에 이르는 중간점에서 타협될 것이다.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여기 빵 장사와 옷 장사라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만일 빵 장사가 잘 되는 데 반해 옷 장사는 잘 안된다면 옷 장사는 빵 장사로 전환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그러나 빵 장사는 장사꾼이 늘어나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 것이 뻔하므로 새로운 빵 장사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책을 마련하고자 할 것이다.

 

그런 방책 중 하나가 바로 일정한 거리 내에는 동종의 빵 가게를 열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나 법적 거리 규정을 위반하지 않을 만한 곳에 거대 자본을 동원하여 대형 빵 공장을 세우고 화려한 빵가게를 차린다면 법으로는 막을 길이 없지만 기존의 소규모 빵 가게는 치명적인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 간단한 예는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준다. 경쟁력이 있으면 살 것이요, 없으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편, 손님은 손님대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온갖 사항을 꼼꼼히 따지게 된다. 손님이 따지는 첫 번째는 가성비가 높으냐 낮으냐이다. 손님은 누구나 가성비가 높은 곳을 찾아다니게 마련이다. 가성비의 판단 기준은 바로 만족도이다.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은 여러 가지가 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은 제일 먼저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이듯 외형이 화려할수록 손님들이 많이 몰린다. 백화점이 종종 리모델링을 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식당일수록 내부 장식을 화려하게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고급화 전략이 먹혀드는 이유는 허영심이라는 만족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허영심은 모두가 비난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두가 가지고 싶어하는 것이기도 하다. 팥빙수 한 그릇에 2천원 하는 동네 팥빙수 가게는 한산해도 한 그릇에 10~15만원이나 하는 고급 집은 자리가 없어 못들어 가는 것이 현실이란다. 왜 그럴까? 바로 허영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런 허영심 자극은 신분을 상승시키는 마력이 있다. 왠지 나의 사회적 신분이 상승되어 내가 높은 사람이나 유명인과 대등해지고, 동등한 대접을 받는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또 한 가지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듯 찾아가지 말고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의 집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즉, 내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손님들은 줄 서서 기다리는 집을 기다려서라도 찾아가는 경향이 짙다. 이렇게 잘되는 집은 기다려서라도 가고 싶은 곳이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줄을 서더라도 찾아가는 나라는 약자로서 통사정하러 가는 나라다. 그러나 인간 세상은 통사정할수록 더욱 천한 대접을 받는 곳이다.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말이 있듯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곳, 그곳이 인간 세상일 뿐이다.


<이미지; AI image. antnews>

 

그러니 개인이든 나라든 절대로 통사정하지 마라. 통사정하는 길은 손해보는 길이다. 내가 통사정하기 위해 찾아갈 것이 아니라 남들이 통사정하기 위해 찾아오도록 하라. 트럼프는 관세라는 카드를 꺼내 세계 각국이 찾아와 통사정하도록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렇게 통사정을 하면 조금만 양보해도 고맙다고 굽신거리며 돌아간다. 위정자들이여, 그곳이 어디든지 스스로 찾아가 통사정하지 마라. 나라를 망신시키고 국격을 하락시킬 뿐이다. 대신 상대가 누구든 그자의 마음이 답답해 제 발로 우리를 찾아와 통사정하게 하라. 미국이, 중국이, 일본이, 러시아가 자기들이 답답해 제 발로 우리를 찾아와 통사정하게 하라.

 

특히 남북통일은 반드시 북한이 스스로 찾아와 통사정하는 구도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우리 뜻대로 끌고 갈 수 있다. 미국이, 중국이, 일본이, 러시아가, 그리고 북한이 답답해 제 발로 찾아오도록 하는 길, 그 길이 어떤 길이냐고요? 있기는 하냐고요? 정말로 알고 싶어 죽겠으면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하듯 읍소하고 기다리세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아닙니까?

 

 

-손 영일 컬럼 



작성 2026.01.05 10:12 수정 2026.01.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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